- 노이샘 (부산여자대학교 간호학과 2학년) -
2026년 8월 25일 이른 아침, 김해국제공항에 모인 탐방단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한국자유총연맹 부산광역시지부에서 주관한 ‘2026년 나라사랑 국토 백두산 탐방’에 부산여자대학교 학생 대표로 참가하게 된 나 역시 떨리는 마음으로 출정식에 섰다. 그동안 백두산은 교과서나 영상에서만 보았던 곳이었다. 그런 백두산을 직접 찾아간다고 생각하니 쉽게 믿기지 않았고, 이번 탐방에서 무엇을 보고 배우게 될지 무척 기대되었다.

연길에 도착한 후 탐방단은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대인 두만강 일대와 용정으로 향했다. 두만강 건너편에 보이는 북한 땅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웠다. 같은 민족이 살아가는 곳을 눈앞에 두고도 자유롭게 오갈 수 없다는 현실이 마음에 무겁게 다가왔다. 평소 뉴스에서 접하던 분단과 평화의 문제가 더 이상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임을 느꼈다.
용정에서는 일송정과 해란강을 지나 명동학교 옛터와 윤동주 시인의 생가, 일본간도총영사관 등 항일운동과 관련된 역사 현장을 둘러보았다. 특히 명동학교 옛터는 어려운 시대에도 우리 민족의 말과 정신을 지키고 인재를 길러 내기 위해 노력했던 선조들의 뜻이 남아 있는 곳이었다.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도 배움을 포기하지 않고 독립을 준비했던 분들의 삶을 생각하니 숙연해졌다.
윤동주 시인의 생가에서는 익숙하게 알고 있던 시인의 이름이 한 사람의 실제 삶으로 다가왔다. 윤동주 시인은 타국에서 살아가면서도 우리말로 시를 쓰고 민족의 아픔을 마음에 품었다. 그의 생가에 서니 우리가 지금 자유롭게 우리말을 사용하고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일상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호학을 배우며 힘들다고 느꼈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배울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돌아보게 되었다.
첫날 저녁에는 탐방단이 함께하는 ‘아! 대한민국’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각자 자신의 꿈과 기대를 적고, 다른 참가자들의 옷에 응원의 글을 남겨 주었다. 처음에는 서로 낯설었지만 따뜻한 응원의 말을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마지막에는 휴대전화 불빛을 밝히고 모두 함께 ‘아! 대한민국’을 불렀다. 서로 다른 나이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을 생각하며 노래하는 모습은 깊은 감동을 주었다.

누군가의 꿈을 응원하는 짧은 한마디가 생각보다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간호사 역시 몸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불안하고 지친 환자의 마음을 살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날 서로에게 적어 준 응원의 문구를 보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넬 줄 아는 간호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둘째 날에는 이번 탐방의 가장 중요한 일정인 백두산 북파 탐방에 나섰다. 천문봉으로 올라가는 동안 날씨가 흐려지고 비바람이 강해졌다.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는 두꺼운 구름과 안개가 주변을 가리고 있었고, 비옷을 입고 있어도 추위가 느껴졌다. 천지를 볼 수 있을지 걱정되었지만 탐방단은 서로를 격려하며 기다렸다.

잠시 후 바람이 불면서 안개 사이로 천지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높은 산봉우리 사이에 자리한 천지는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웠다. 흐린 날씨 속에서 바라본 천지는 맑은 날의 풍경과는 또 다른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진으로 수없이 보았던 곳이 눈앞에 펼쳐지자 ‘내가 정말 백두산에 와 있구나’ 하는 벅찬 마음이 들었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서가 깃든 백두산을 직접 바라보는 순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긍심과 함께 우리 국토와 역사를 소중히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꼈다.
천문봉에서 내려온 후에는 장백폭포를 찾았다. 거대한 산줄기 사이로 힘차게 흘러내리는 폭포의 모습은 매우 장엄했다. 비가 내리고 길이 미끄러웠지만 탐방단원들은 서로의 걸음을 살피고, 뒤처지는 사람이 없도록 기다려 주었다. 힘든 길에서는 혼자 빨리 가는 것보다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며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몸으로 배울 수 있었다.
간호학과 2학년이 되면서 전공 공부와 실습을 통해 환자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는 관찰력, 정확한 판단, 의사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다. 이번 탐방에서도 이러한 태도가 일상과 공동체 안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 비바람 속에서 서로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이동할 때 질서를 지키며,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행동은 간호에서 배우는 돌봄의 마음과 다르지 않았다.

이번 탐방을 통해 나라사랑은 단순히 마음속으로만 국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우리의 역사를 올바르게 기억하고,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책임 있게 실천하는 것이 나라사랑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어려울 때 함께 힘을 모으는 태도가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밑바탕이 된다는 것도 배웠다.
2박 3일간의 탐방은 짧았지만, 두만강에서 느낀 분단의 현실과 용정에서 만난 독립운동의 역사, 백두산 천지의 웅장한 모습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이다. 특히 탐방단과 함께 나눈 기대와 응원은 앞으로의 대학 생활과 간호사의 길을 걸어가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
앞으로 나는 생명을 존중하고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며,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는 간호사로 성장하고 싶다. 또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가 수많은 사람의 희생과 노력으로 지켜져 왔음을 기억하고, 내가 있는 자리에서 다른 사람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 역사와 국토를 직접 만나고 나라사랑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 주신 한국자유총연맹 부산광역시지부 관계자 여러분과 안전한 탐방을 위해 애써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백두산에서 품었던 기대와 다짐을 잊지 않고, 나의 꿈을 향해 성실히 걸어가며 주변 사람의 꿈도 함께 응원하는 간호학도가 되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