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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시민사회의 위기와 NGO의 제자리 찾기

관리자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1. 체계에 포섭된 생활세계의 위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국가권력이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던 시대를 지나, 1987년 민주화운동을 분기점으로 시민들의 자발적 연대와 희생 속에서 성장해왔다. 그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NGO는 단순한 사회운동 조직을 넘어 민주공화국을 떠받치는 핵심 축으로 기능하였다. 군부 권위주의 시절 시민사회는 억압된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자유·인권·정의·참여의 가치를 사회 전면에 제기했다. 거리의 작은 모임과 지역 공동체, 노동·환경·인권 운동은 국가권력의 자의성을 견제하며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적 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시민사회는 과거와는 다른 성격의 위기를 맞고 있다. 과거의 위기가 외부 권력에 의한 직접적 억압이었다면, 현재의 위기는 훨씬 은밀하고 구조적이다. 지구화, 정보화, 후기산업화, 탈물질주의, 탈냉전 질서로 대표되는 21세기 전환기의 변화 속에서 사회는 점차 파편화·원자화되고 있으며, 시민사회 역시 국가와 시장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에 포섭되면서 자율성과 비판 정신을 잃어가고 있다. 다시 말해, 시민사회가 본래 지켜야 할 ‘생활세계’가 권력과 자본의 논리에 의해 잠식되고 있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