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사진제공: 뉴스1
“이승만 대통령이 진정한 우리나라의 건국 대통령인가?”
그동안 이 질문에 나는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무지와 그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은 나를 비롯한, 20~30대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이승만 대통령하면 흔히 ‘독재자’, ‘도망친 대통령’, ‘미국의 꼭두각시’, ‘남북분단의 원흉’ 등으로 욕하는 것을 들으며 자라왔다. 영화 ‘건국전쟁’은 내가 그동안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었다. 지금까지 나는 대한민국의 건국역사, 70~80년대 빠른 경제성장의 기틀을 닦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에 관해 무심했다. 미국은 건국의 아버지인 조지 워싱턴을 칭송하고, 1달러 지폐에 그의 초상화를 넣으며 미국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 또한, 인도에서도 인도의 아버지인 간디의 생일을 국경일로 정하며 그들의 지도자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전세계의 주요 국가들이 그러하듯 건국 대통령, 훌륭한 지도자를 존경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승만 대통령과 관련해 국가 기념일은 물론이고, 기념비조차 찾기 힘들다. 초대 대통령으로서 지금의 자유민주주의 이념의 초석을 다지고 경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주신 분을 재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제강점기 이후 한반도가 혼란한 틈을 타 미국과 소련이 주도권을 잡으며 헤게모니 전투가 벌어졌을 때 이승만 대통령은 국제정세를 정확히 파악하는 혜안을 가진 자랑스런 우리의 지도자였다. 그는 대일선전포고문을 발송하고,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소련의 위험성을 상기시킴과 동시에 한국의 즉각 독립을 요구하는 전보를 보내기도 했다. 또한, 이승만 대통령은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을 하며 국제정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의 감시하에 5‧10자유총선거를 치르고, 유엔 총회에서 대한민국이 국가로 승인을 받음으로써 건국을 완성했다.
건국 이후에도 이승만 대통령은 쉬지 않고 농지개혁, 한미상호방위조약 등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농지개혁은 지주와 소작농을 구분하지 않고 자신의 땅을 갖게 하여 농촌의 민주화를 촉진시키는 개혁이다. 이는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우리 국민에게 굉장한 혁신이었고,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자신의 땅과 가족, 더 나아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투쟁할 수 있도록 하는 의지를 갖게 만들었다.
내가 특히나 놀랐던 것은 한반도 분열의 원흉이라 불리는 이승만 대통령이 1953년 6월 경 미국의 주도하에 휴전 협정이 체결되고 있을 당시에는 휴전 협정을 강하게 반발했다는 점이었다. 전쟁 종식이 아닌 휴전으로 안전 보장이 되지 않는다면 국가의 발전도 없다고 본 것이다. 이를 통해 지금의 한미동맹의 근간이 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었다. 미국은 내키지 않는 조약이었지만 무기한을 요구하며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렇게라도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지켜내고자 했다. 이 때 휴전을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나라는 공산주의 사상으로 북한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지도 모른다.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지금의 자주국방을 유지하기 위한 힘이 되었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한 발판이 되었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국가,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국가가 지금의 세계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를 위한 발판을 만들어준 이승만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 이념의 시초를 다진 분이자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나라가 될 수 있게 한 거룩한 분이다.
건국전쟁을 보며 인간 이승만이 외로워 보이는 순간이 있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내려놓은 뒤 1960년 5월29일 하와이로 떠난다는 망명설이 대두된 장면이다. 한 사회부기자는 한밤중에 언론사로 걸려온 익명의 제보로 김포공항까지 미행을 하면서 이승만 부처와 두 질문을 던진 것으로 단독 보도를 터뜨렸다. 이는 여행 차 하와이로 떠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추방시킨 왜곡된 보도였다. 이후 이승만 대통령은 하와이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 장면에서 나는 울컥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독립운동부터 시작하여 완성된 자유민주주의 사상을 국민들이 누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라를 위해 헌신했지만 국민들에게 기억되는 게 이승만 망명이라니 굉장히 아픈 역사라 생각된다. 이는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으로서 가짜 대한민국 역사화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을 갖게 했다.
건국전쟁은 진정한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인 이승만 대통령을 알게 한 영화다. 건국전쟁 영화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을 미화하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점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공과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과실만을 따지고 우리나라의 건국 과정과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한 나라의 초대 대통령을 국부라 칭하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성장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많은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대한민국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기준을 삼고 나라사랑 정신을 고취했으면 한다.
정혜진(아나벨라TV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