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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환경의 변화와 시사점

 

이상직(호서대 벤처대학원 교수)

 

1.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경제환경 변화의 배경

 최근 세계 경제는 미국과 중국 간의 통상 갈등,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발효,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추진, WTO(세계무역기구) 개편 논의 등 급변하고 있다. 그리고 글로벌 가치사슬의 붕괴로 각 나라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대다수의 나라에서 수입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자국 내 제조업 기반 강화 등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하고 있다.

 본 고에서는 급변하는 국제경제환경 변화의 주요 내용을 다자주의 약화와 지역주의 강화, 글로벌 공급망 위기의 발생 및 확산, 디지털 전환 시대, 기후변화와 친환경정책 그리고 리쇼어링 정책의 글로벌 확산 순으로 정리한 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주요 시사점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2. 세계경제환경 변화의 주요 내용

 1) 다자주의 약화와 지역주의 강화

  2022년 6월 스위스 제네바 WTO 제12차 각료회의는 내용상 별다른 결실 없이 형식상 「각료선언」 및 「각료결정」만 하고 WTO 다자체제는 지금과 같이 표류할 것처럼 보인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WTO의 가장 주요한 역할인 라운드(round) 또는 다자주의 협상을 통한 새로운 통상규범 제정하는 기능은 DDA(도하개발아젠다)의 교착 상태가 지속화됨으로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둘째, WTO의 다자체제의 예측성과 안정성을 지지해왔던 WTO 분쟁해결기능 또한 상소기구 마비라는 상태가 지속화 되어 그 신뢰성이 크게 손상된 상태 등 이다.

  그 결과 WTO 주요국들은 양자 또는 복수국가 사이의 지역 간 협정을 통해 새로운 통상규범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심화 되고 있다. 미국, EU,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RCEP, CPTPP,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EU, 일본-EU EPA(경제동반자협정) 등의 메가 FTA를 통해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통상규범을 선점하려고 하고 있다. 이에 WTO도 분야별로 복수국가 사이의 협정을 통해 새로운 통상규범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 글로벌 공급망 위기의 발생 및 확산

  최근 세계정세가 급변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세계적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9년 후반부터 지난 3년간 전 세계를 혼돈에 빠지게 한 코로나19의 발생과 이로 인한 전 세계적 봉쇄가 원료 및 중간재의 수급 불안정, 물류 중단 사태, 세계적 노동력 부족 현상 등을 발생시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미국과 중국 간의 신패권주의는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식량, 부품, 완제품, 원자재 등의 원활한 수요와 공급 등을 어렵게 하여 글로벌 공급망 위기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리고 기후위기로 자연재해 문제가 심화되어 탄소중립의 기조가 확산되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상품비용 인상의 새로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공급망 다양화 시도,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리쇼어링(reshoring,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우방국 간 공급망 구축) 등의 정책으로 투자 전략 수정, 경제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기술의 빠른 발전 그리고 확산 중인 탄소중립 기조를 공급망 전략에 새로이 포함하고 있다.

 

 3) 디지털 전환 시대

  코로나19로 모든 산업에서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X)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널리 퍼지면서 비대면(untact)과 온라인 관련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으며 그 결과 디지털 관련 인프라 구축과 기술 적용의 중요성 및 필요성이 크게 강조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새로운 산업과 기존산업 등 모든 산업에서 비대면 및 온라인 관련 상품·서비스로의 전환,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DX 조류는 지속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DX는 온라인 플랫폼 경제의 확장을 포함하여 생산 및 비즈니스 모형의 변환을 뜻하고, 기업 입장의 DX는 판매, 광고, 생산방법의 디지털화로 변화하고 있다.

  시가총액으로 평가한 세계 상위 10개 회사는 2020년 기준 IT 기업이 70%이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관련 상품·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비하면 DX의 속도가 무척 빨라졌다. 많은 나라들은 제조업의 DX를 위해 새로운 기술 지원을 포함하여 기존산업과 디지털 기술의 융복합을 위한 여러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4) 기후변화와 친환경정책

  미국이 2021년 파리협정에 재가입함으로써 파리협정은 미국과 EU 중심으로 강력한 추동력을 가지게 되었다. 향후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방법이 각 나라의 이익과 연계하여 새로운 글로벌 경쟁의 규칙과 국제경제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동맹국들과의 공조체제 하에서 환경규제가 소극적인 나라들에 대응해 보호무역의 주요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등 기후 문제를 국제경제정책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EU는 탄소배출로 인해 기후위기에 대응한 정책의 결과가 약화될 것을 고려하여 탄소유출국이 자기 나라에 수출하는 상품에 대해 관세의 일종인 탄소국경세(Carbon Border Tax) 부과방안을 추진 및 실천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특히 EU의 탄소국경세 도입 추진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자국 산업보호의 성격도 있어 향후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5) 리쇼어링 정책의 글로벌 확산

  리쇼어링(reshoring)은 미국,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을 중심으로 해외에 있는 자기 나라 기업의 본국 복귀를 통해 산업을 다시 활성화 하여 새로운 고용창출과 소비 증진에 따른 경제활성화를 기대하면서 추진 중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신패권경쟁 중인 두 나라는 자기 나라 중심의 독립적 생산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리쇼어링 관련 정책은 이러한 네트워크화의 중요한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망은 급속히 변하고 있는 소비자의 기호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복잡한 생산 공정은 종종 문제점을 나타내므로 리쇼어링은 이러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정책으로 생각된다.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당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으므로 리쇼어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시작한 리쇼어링을 바이든 행정부에서 프렌드쇼어링으로 진화하게 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펜데믹, 미국과 중국의 신패권경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으로 시작된 전 세계적 공급망 위기의 결과로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 또는 동지 국가 사이의 협력을 통하여 국제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 방안을 생각하였다. 즉 미국의 프렌드쇼어링 정책은 미국 혼자서 세계 질서의 대혼란을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우방국과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전환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프렌드쇼어링의 구체화하기 위한 수단은 산업 관련 정책, 지정학적 정책, 통상 및 투자 규제 등을 포함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는 것이다.

 

3. 시사점

  국제경제환경의 변화에 대응한 정책 방향을 몇 가지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WTO의 조류 변화에 따라 다자·메가 FTA 등에 모두 참여함으로써 각 협정으로부터 상호 보완적인 경제 혜택을 기대해야 한다.

  둘째, 미국·유럽 등 지역으로 고도 기술의 다각화 전략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해외 자원 투자 협력 기회 등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서비스 통상이 세계 통상에서 거래 비중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기업의 DX는 특히 중요하다. 기술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DX는 대기업과 구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주요국의 중소기업 DX 지원정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넷째, 향후 국제경제에서 기후변화 대응하는 등 환경 관련 협정이 점차 강화될 것이다. 이에 모든 기업이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끝으로 리쇼어링은 프렌드쇼어링으로 진화하여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의 중심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 및 투자의 블록화에 대비하여 우리나라의 글로벌 수출전략을 재점검함과 동시에 반도체 관련 정책도 전략적으로 접근을 하여 재도약의 기회를 쟁취하여야 한다.

 

게재된 글은 한국자유총연맹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