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사진제공: 뉴스1
한반도의 주변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게 전개되고 있다. 갑진년(甲辰年)의 한반도 주변은 이런저런 변수(變數)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격랑의 파고(波高)를 만들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자신이 점점 더 위험에 처하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지 못한 안보적으로 위험한 상황을 빗대는 용어이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전에 시작될 때 그 누구도 이 전쟁이 이렇게 장기화되면서 지금처럼 북·러가 밀착하며 한반도의 안보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을 예견하지 못했다. 이것이 우리 안보의 현실인 것이다.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다. 북·러의 밀착은 예상치 못했던 북한 군사 장비의 고도화로 연결되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의 재래식 무기와 미사일 기술, 핵기술 교환은 한반도의 대량 살상무기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해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고 있다. 오늘도 가장 '비극적인 안보 전개에 대비해야 한다'라는 제목하의 매일경제신문에 실린 ‘매경칼럼’에 담긴 김병호 논설위원의 논지(論旨)가 필자의 눈을 사로잡는 이유가 무엇인가?
최근에 북한은 『통일 불가론』을 내세우며 대한민국을 불변의 주적(主敵)으로 정의하며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인민들을 통제하는 독재체제의 생존전략을 치열하게 모색하고 있다. 한반도의 반쪽에서 전개되는 불가사의한 유사 종교집단의 反역사적인 스토리가 종말(終末)로 가고 있다는 현실도 맞는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종말의 과정에서 6.25 같은 민족의 대환란(患亂)을 겪어서야 되겠는가?
어찌 보면 지금부터가 북·중·러의 군사협력 구도 밀착으로 대만해협과 한반도에서 본격적인 적대 진영간의 군사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이라 할 것이다. 특히나, 다가오는 11월 美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 북한과 빅딜(big deal)을 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과연 지금의 윤석열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처럼 견고한 대화채널을 트럼프 정부와 어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야 할 시점이란 생각이다.
안보 강화책은 스스로 강해지는 길과 동맹들과의 연대를 더 확대하는 것일 것이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합의한 『한·미·일 안보협의구도』가 더 강화되도록 우리는 동맹국들과 전방위 외교(all round diplomacy)를 벌여야 한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이 구도가 약간은 흔들릴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의 한반도 정세는 김정은의 막말 시리즈가 품어내는 바대로, 한국전 이후 최대의 긴장감이 묻어나는 불확실성(不確實性)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계속적인 외부위협(external threat)을 조장하면서 독재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감을 결국은 계속되는 긴장감 조성으로 돌파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계속되는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의 비축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재래식 무기의 열등감을 극복해야 하는 독재체제의 한계성(限界性)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北 체제는 통미봉남을 현실화하며 트럼프에게 러브콜을 보낼 것이다.
북한은 14일 오전에도 동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합참의 보도 자료는 “이날 오전 9시쯤 북한 원산 동북방 해상에서 미상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고 했는데, 12일 만에 북한의 도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분석에 의하면, 김정일의 생일 이른바 광명성절 16일에 맞추어 도발에 나선 것으로, 이날을 기념하는 주요 정치 일정으로 과거에도 이날을 전후로 도발에 나선 전례가 많은 것이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올해 들어서 다섯 번째인데, 총선 전까지 더 수위를 높이는 도발을 할 것으로 예견이 되어 진다.
문제는 우리의 대응 자세인데, 벌써부터 북한의 도발을 놓고도 정치권이 단합된 목소리 하나 못 내는 현실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북한은 지난 11일에도 240mm 조종 방사포탄 탄도 조종사격 시험을 진행하여 명중성 평가를 진행하고 우월성을 검증했다는 마당에, 우리의 정치권은 어떤 단합된 목소리를 내었는가?
총선정국 흔들기로 대한민국의 내정에 끊임없이 간섭하는 이들의 행태에도 단합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 돌아보고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대한민국의 정치권이 우리의 적(敵)을 이롭게 하는 이적 세력들을 공천시스템에서 걸러내지 못하고 공천한다면 우리의 안보는 구멍이 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잘못된 논리인 전쟁 협박 논리에 젖어 들지 말고 단호한 안보 상호주의(相互主義) 자세로 우리의 철저한 준비 태세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2024.2.14.수요일. 박태우(자유통일연구원장/국제정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