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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김정은의 생존게임(survival game)이 만드는 복잡한 안보 퍼즐(puzzle) 누가 풀 것인가?

 

24년 만에 북한의 평양을 방문하는 푸틴의 행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두 독재자는 과거의 『조·러우호조약』수준의 ‘상호군사방위조약’을 복원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진 시점이다. 대세론적인 분석은 아마도 북러는 ‘준동맹관계’로 격상되는 구조물 속에다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많은 내용물들을 채울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푸틴은 김정은에게 북한이 그 동안에 러시아에 제공한 무기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비롯하여 경제협력·문화교류부분으로 협력의 고리를 확장하는 공동성명을 만들 것이다.

 

최근에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노동신문에 기고한 내용을 살펴보면 그의 행보에 대한 분석을 할 단초가 보인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 특수군사작전을 굳건히 지지하고 우리와 연대성을 표시하며 유엔무대에서 공동노선과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높이 평가

 

-러시아는 자주와 독창성, 발전의 길을 자체로 선택하려는 권리를 지키는 투쟁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조선인민지지

 

-우리는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호상 결제체계를 발전시키고 일방적인 비합법적인 제한 조치들을 공동으로 반대해 나갈 것

 

-유라시아에서의 평등하고 불가불리적인 안전구조를 건설해 나갈 것

 

-우리는 쌍무적인 협조를 더욱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려세우게 될 것이며 우리의 자주권을 강화하며 경제무역관계를 심화시키고 인도주의 분야에서의 연계를 발전시킬 것

 

등의 내용을 보면 김정은과 푸틴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면서 서로로부터 많은 의존성을 만들면서 생존의 공간을 만들고 있음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사실 지난 3월달에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제위원회’의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해 기존의 대북제제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도록 만든 사례를 보더라도, 이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수준의 ‘협력가능성’을 만들어 왔음을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다.

 

사실 김정은 정권의 최대관심사가 잘 사는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바람을 북한으로 흘러들지 않게 차단하는 방법을 비롯하여, 독재체제 유지에 모든 것을 투자하는 모습인 것을 감안한다면, 북 핵도 북한의 생화확 무기도 유사시에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필살기로 작동하지만, 평상시에는 체제유지 수단의 마지막 보루와 협상 수단으로 쓰여지고 있는 형국(形局)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북한은 국제사회를 상대로 그동안 불리하면 국제사회를 기만하는 합의 문서를 만들고 시간을 버는 전략으로 자신들의 필살무기를 고도화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점 점 더 고립되어온 과거의 여정을 돌아 볼 때에, 푸틴의 궤변(詭辯)이 북한을 감싸는 형국은 아주 적대적으로 형성된 국제무대에서 북한이 잡을 수 있는 지프라기 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의 국제사회를 향한 일탈행위에 대한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제결의안’에 러시아가 11차례나 찬성한 전력이 있지만, 뒤로는 항상 북한의 대변인 역할을 중국공산당과 더불어서 국제사회에 대한 일탈행위로 해 온 것이다. 사실 직접적인 김일성 정권 수립의 후원자였던 2차대전 직후 과거 소련의 위상이 소연방해체 이후 급격하게 줄었지만, 최근에 다시 독제체제유지의 정당성을 다른데서 찾을 수 없는 두 지도자가 억압체제의 가동과 자국민을 선전·선동하는 일에 서로 서로를 이용하는 독재체제유지 동반자 국가가 된 현실적인 사실을 우리는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번에 이루어질 최소한의 내용을 담은 『북러방위조약』 체결이 현실화 되면, 외교 및 경제면에서 확대·협력고리가 만들어지면서 핵 개발과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인해 서방세계의 큰 제제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 서로에게 식량과 원유 등의 제공과 무기제공 들을 루틴화함으로써 국가차원의 실리(實利)를 당분간은 챙길 것이다.

 

우리가 예의주시할 사안(事案)이 있다면, 큰 틀에서 ‘북·중·러·이란 군사협력’ 그림은 깨어지지 않겠지만, 북러가 지나치게 밀착하는 것을 불편해 하는 중국의 공산당이 우리와 외교안보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북러를 견제하는 약한 카드는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큰 틀을 부수는 실질적인 변수는 되지 않는다는 현실감을 우리는 가져야 할 것이다. 러시아도 한국과의 관계를 의식하면서 북한과의 관계 정립 마지노선을 설정하고 그 틀에서 그들의 안보 체스게임을 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푸틴이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핵과 미사일 핵심기술의 이전을 레드라인(red line)’으로 설정하고 러시아의 경계를 촉구하고 있는 모양새인데, 북러간의 자동군사개입 및 한반도 평화통일 관련 입장관련 변화가능성도 중요한 관심사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두 독재가 김정은과 푸틴이 우리가 모르는 밀약(密約)을 맺고 서방이 본격적으로 지원하는 우쿠라전에서 미국과 서방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서 김정은에게 오판(誤判)의 여지를 줄 수 있는 카드를 푸틴이 제시하면서, 김정은으로 하여금 전장을 분산시키는 전략적 차원에서 한반도에서의 초대형 도발(挑發)을 사주하는 불행한 사태일 것이다.

 

권력을 유지하는 독재자들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그들의 통제대상인 국민들의 통제가 불가능하고 자신들의 권력 기반이 흔들린다는 판단을 할 때가 되면, 언제든지 국민들의 희생을 전제로 한 전쟁 발발(勃勃)의 유혹(誘惑)을 떨칠 수가 없을 것이다.

 

11월의 美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는 시점에 맞추어서 푸틴이 통이 크게 북한을 부추기고, 또 이에 응답하는 형태로 김정은이 앞장서서 골목대장 역할을 자임하면서 고강도 對美도발을 한반도에서 한다면, 우리는 이를 잘 방어할 역량(力量)이 되어 있는지에 대한 촘촘한 점검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해 보는 것이다. 그야 말로 한반도의 안보는 바람앞의 등불처럼 위기의 정점(頂点)에 있는 것이다.

 

2024.6.18. 박태우(자유통일연구원장/국제정치학박사, 영국 HULL대,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