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퍼센트. 그리 많지 않은 비율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5%를 기준으로 어떤 물길의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 2024년 지금, 국내 거주 외국인은 226만 명, 외국인만 집계한 것이니 이미 귀화한 외국인이었던 인구를 제외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 인구의 5%는 가뿐히 넘기는 숫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국인 귀화자, 내국인 이민자 2세 및 외국인 인구를 합친 이주 배경 인구가 총인구의 5%를 넘을 경우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분류하는데 이 같은 수치는 한국이 이미 다문화 사회라는 뜻이다.
한때의 우리는 한민족으로 한반도에 살면서 단일민족국가라는 개념으로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MZ세대의 개념은 그것과는 다르다. 대한민국의 분류를 다문화로만 설명하기에는 낯설지 모르지만, 다문화 가정, 북한이탈주민 등은 이미 익숙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문화가 문을 두드리고 있다. 2024년 현재 글로벌스탠다드가 된 한국, 서울은 문화의 다양성으로 가득하다.
그렇다면 민족으로도, 문화나 인종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우리’는 무엇으로 이루어져야 할까. 우리라는 공동체를 만들고 지켜내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고 한때는 월드컵 4강이 우리의 꿈이었으며 국위 선양하는 스포츠 스타가 우리의 우상이었다. 그 우리는 어디로 갔으며 또 누가 될 것인가.
함께 추구하는 가치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우리를 우리로 만드는 그 믿음 말이다. 대한민국의 가치는 헌법의 몇 가지 조항을 통해 평등, 자유, 민주주의, 연대 의식, 안정성 및 보장,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형평성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헌법에서는 우리라 불리는 공동체 구성원은 평등하다고 명시한다. 평등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다름이 없으며 어떠한 차별 없이 모든 국민이 동등한 권리와 대우를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 지역 등의 다양한 이유로 차별을 금지한다는 조금 더 구체적인 방법의 평등을 제시하기까지 한다.
우리는 자유롭다. 자유주의에서는 개인의 존엄, 사상, 신조의 자유, 경제활동의 자유와 재산권이 우선시된다. 합리적인 인간은 자아의 능력을 실현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자유를 정의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은 자아 능력의 실현을 위한 개인의 노력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는 자유 민주주의를 추구한다. 우리 헌법은 기본 원리로 자유 민주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결합한 정치 원리를 의미하며 인간의 존엄성 및 인간의 기본권이 현실적으로 보장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공동체의 연대와 협력을 중요시한다. 납세를 통해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사회적약자에 대한 보호를 보장하며 사회 구성원 간의 상호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경제 민주화를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동체의 번영을 위한 연대 의식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는 안정성 및 보장의 가치를 중요시한다. 법치주의를 통해 법을 통한 안정성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기초임을 나타내며 기본권을 보장하여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추구권과 같은 권리가 안정적으로 보장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국토의 방위와 독립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경제민주화를 통한 국민의 경제적 권리와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기여를 우선시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형평성을 중요시한다. 그러나 경제적 효율성을 중요시하면서도 동시에 공정한 경쟁과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도록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조항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한다.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 경제적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고 모든 국민이 경제적 번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서 헌법에 명시된 가치가 모든 것을 의미하고 완벽한 보장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우리라고 불리는 구성원을 만드는 요소임은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을 바탕으로 지켜진 대한민국의 MZ세대로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다문화에는 문화적 예술적 다양성과 함께 다양한 사회적배경이 함께 물밀듯 밀려 들어왔다. 공산주의국가인 베트남문화, 종교적으로는 생소한 이슬람문화, 독재국가로 분류될 수 있는 필리핀문화나 러시아문화 등도 현재의 대한민국을 다문화사회로 만드는 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의 기치와는 여러 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 앞서 설명한 우리 헌법에서 명시한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행동적 단계의 움직임이 필요한 것이다.
UN은 이미 200여 개 국가가 가입한 다문화 사회다. 거시적 차원에서 세계정부로서 글로벌 거버넌스적 체계를 가지고 우리의 가치를 실현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구상하고 있는 국제기구다. UN을 구성하고 있는 국가와 이사회도 그 나름의 자리에서 유엔의 기치에 걸맞는 국가의 기틀을 마련해 가는 것이 그 임무로 주어졌다.
그렇다면 가장 미시적 단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다시 말하자면 한국자유총연맹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다시 다문화사회가 된 2024 서울로 돌아가 보자. 이제는 미디어 컨텐츠에서도 아주 쉽게 다문화사회임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문화적 다양성으로 우리의 인식의 저변을 넓히기도 하지만 다양한 정체성 속에서 지켜내야만 하는 우리의 가치를 혼란스럽게 하는 요소도 함께 들여왔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미시적 시민 단계로써 글로벌 거버넌스체계를 확립해야 하는 자유총연맹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UN은 국제기구로서 이미 다문화사회다. 이 기구를 우리나라의 처음 시작고 함께 했으며 함께 기틀을 다져온 우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또한 우리의 우방국인 여러 나라도 UN의 가치와 프로토콜을 준수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있다. 자유총연맹은 새로운 세대가 UN의 가치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가치 수호에 앞장설 수 있도록 돕는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자유총연맹은 2024년의 목표로 대한민국 국가 정체성과 안보 가치관 확립, 자유민주주의 수호 및 발전을 내세웠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자유민주주의 수호인데, 이는 국가의 정체성과 안보 가치관 확립과도 긴밀한 관련이 있다. 현재 미시적 관점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에는 앞서 말한 거버넌스의 확립이 필요하다. 따라서 일방적 체제를 알리기만 하는 현재의 방법으로는 우리의 과제를 수행할 수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거버넌스는 일 방향적 소통이 아니라 양방향을 넘어선 다방향적 소통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치를 추구하는 것과 동시에 그것을 실천하고 이어가야 하는 세대가 함께 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다방향적 의사소통인 글로벌 거버넌스의 확립은 그렇게도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던, 그러나 우리가 꿈에 그리는 자유민주주의의 확립을 가져올 수 있는 성공의 열쇠다.
이 또한 관변단체적 성격을 버리지 못한 자유총연맹에서 주의해야 할 지점이다. 지금의 자유총연맹이 거대한 조직을 갖고 있지만 이러한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일방향성 소통에만 초점이 맞추어진 체계의 성격을 한 이유로 들 수 있다. 양방향을 넘어선 다방향적 소통을 해야 한다. 이러한 다방향적 소통은 소수 위원의 위원회 적 의견수렴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다수의 참여자가 그 역할을 함께 해야 한다. 밖으로 나아가 실체적인 소통이 되는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과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때 참여하는 사람은 소외된 이웃에게 다가가 필요한 걸 제공해 주는 제공자, 그러한 수혜를 받는자 뿐만 아니라 그러한 시스템을 함께 도와주고 확립해 줄 사람이나 단체까지도 여러 방면에서 수혜자를 다시 사회로 끌어들여 공동체 의식을 가지게 함께 고민하는 방향으로의 활동이 생겨나야 한다. 이러한 다방향적 소통 속에서야만이 도움을 받는 자와 도움을 주는 자 모두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새길 수 있으며 이를 확산할 수 있는 거버넌스 적 체계를 향한 길로 가는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거버넌스 적 체계가 미시적 수준에서 확립되어야만이 자유민주주의의 공고화에 걸림돌이 되는 지역, 계층,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미래세대에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확산하여 지금의 안보 수준을 안정화하는 단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조금 어려운 듯한 말을 하였지만 시민으로서의 필자는 공동체의 일은 공동체가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어떠한 어려움을 가져올지라도 자유민주주의의 틀 속에서 우리가 함께한다면 또 다른 IMF도, 또 다른 코로나19가 와도 우리를 흔들지 못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이 험난하고 어지러운 세계사회에서 우리 공동체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기치 아래 언제나 굳건할 것이다.
주니어자유총연맹 권대은